“기존 주주 속여 1500억 챙겼나”… 방시혁 하이브 의장, 1년 9개월 수사 끝에 검찰 송치

    미국으로 도피한 전직 임원에게는 인터폴 적색수배가 떨어졌고, 정작 핵심 피의자인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 번의 구속영장 청구가 모두 막힌 채 불구속 상태로 검찰 문턱을 넘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3일 방 의장을 포함한 전·현직 하이브 경영진 5명을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수사가 시작된 지 1년 9개월 만이다.

    경찰이 파악한 혐의의 골자는 이렇다.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준비하던 2019년 11월 무렵, 방 의장 측은 초기 투자자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에게 “당장 상장할 계획이 없다”며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흘렸다. 그러면서 측근들이 만든 사모펀드에 보유 지분을 넘기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는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20년 10월 증시에 입성했다.

    방시혁

    지분을 넘겨받은 사모펀드는 상장 직후와 2021년 5~6월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전량 처분해 2631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경찰은 방 의장 등이 이 매각 차익을 나눠 갖기로 사전에 이면 계약을 맺어뒀고, 그 몫으로 약 1500억원을 직접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부당 이득 2631억원 전액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번 송치 명단에는 정작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 모 전 하이브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이름이 없다. 지난해 6월 경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해 잠적한 탓이다. 경찰은 김 전 CIO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신병 확보에 나선 상태다.

    방 의장의 신병 처리를 두고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경찰은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모두 반려됐다. 당시 검찰은 사기적 부정거래로 침해된 구체적 법익을 더 소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지만, 영장이 두 번 반려된 상황에서 추가 신청 실익이 낮다고 판단해 불구속 송치했다”며 “압수수색 영장과 추징보전 모두 사기적 부정거래 법리로 법원에서 발부된 만큼 혐의 입증에는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24년 11월 의혹이 처음 불거지면서, 피해자의 고소·고발 없이 경찰이 직접 인지해 파고든 사안이다. 경찰은 같은 해 12월 내사에 들어갔고 이듬해 5월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7월에는 용산 하이브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9월부터 11월까지 방 의장을 다섯 차례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례가 드문 사안이라 금융감독원과 학계 전문가들의 법리 검토를 전방위로 거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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