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의 상반기 성적표가 완전히 뒤집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9억원 적자였던 연결 영업이익이 올해는 526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1일 공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매출은 4조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늘었고,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이 2조3505억원으로 전체의 57.8%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5879억원)보다 48.0% 늘어난 수치다.
흑자 전환의 핵심은 발전·엔진 부문의 고른 이익 증가와 지분법이익이다. 국내 열병합발전과 해외 발전사업을 합친 에너지 부문은 상반기 영업이익 16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046억원)보다 56.4% 늘었다. 가스터빈·압축기 부문은 242억원에서 426억원으로, 엔진 부문은 561억원에서 89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커졌다. 자동화설비 부문도 19억원에서 143억원으로 뛰었다. 여기에 지분법이익 2953억원이 더해지며 전체 흑자 폭이 커졌다. 다만 태양광 프로젝트 부문은 5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보다 적자가 커졌다.
이 회사의 출발점은 전남 여수와 군산의 열병합발전소였다. 2007년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솔루션)의 열병합발전 사업이 물적분할되며 설립됐고, 2012년 여수·군장 열병합발전 법인을 합쳤다. 2014년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면서 미국·일본·유럽·호주로 발을 넓혔고, 지금은 미국 텍사스의 ‘채리엇 에너지’, 스페인의 ‘이마히나 에네르히아’, 호주의 ‘넥터’를 통해 현지에서 전기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텍사스에서는 올해 2분기 미국 종속회사를 통해 가스발전소 ‘엑터(Ector)’를 인수했는데, 동절기 기준 설비용량 330MW 규모로 전력시장 ERCOT에 전력을 공급한다.
주주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말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이 기존 주주 지분 약 20%를 1조1000억원에 사들였다. 전체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5조5000억원 규모다. 이 거래 이후에도 세 형제의 합산 지분은 80%를 유지했고, 이 중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지분 50%는 변동이 없었다.
시장의 관심은 상장 여부로 쏠려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아직 상장예비심사는 청구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말 FI와의 거래에서 2031년 말까지 상장을 마치는 조건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구체적 시기는 미정이라도 상장 자체는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다만 이번 상장이 ㈜한화 사업부를 떼어내는 거래는 아니라는 점이 분명히 됐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최대주주로, 향후 상장이 이뤄져도 ㈜한화의 자산이 옮겨가거나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의 새 중복상장 특례는 상장 모회사의 자회사가 증시에 들어오는 경우를 겨냥한 규정인데, 한화에너지의 IPO는 이 특례의 적용 범위에도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