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공개된 일론 머스크의 AI 모델 그록4.6이 오픈AI의 GPT-5.6 솔과 맞먹는 점수를 아티피셜 어낼리시스 지능지표에서 받아내면서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이 성적표 뒤에는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 개발진의 손길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커서 팀이 그록의 훈련 과정에 합류한 이후 모델 성능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팀의 협업은 우연이 아니었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AI 인프라와 모델 개발 분야에서 손발을 맞춰온 커서의 운영사 애니스피어를 정식으로 품에 안았다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의 자회사 X67이 커서 쪽으로 흡수·소멸되면서, 커서는 스페이스X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는 구조다.
이번 거래에서 매겨진 커서의 기업가치는 6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85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커서가 발행한 보통주와 우선주는 전량 스페이스X 클래스A 보통주 약 3억9000만주로 전환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커서의 과거 행보다. 오픈AI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여러 차례 인수를 제안했지만 커서는 매번 손을 내저었다. 그랬던 커서가 지난 6월에는 스페이스X와의 합병 계약서에 서명했고, 두 달여 만에 절차를 마무리했다.
스페이스X가 그리는 큰 그림은 우주 데이터센터다. 궤도에 떠 있는 데이터센터가 겪는 병목 현상을 풀고 자율 제어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고성능 AI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커서 인수로 그 퍼즐 조각을 채웠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