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입 건수가 해지 건수의 17배를 넘는 통장이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36만1천373건이 새로 문을 두드린 이 상품의 정체는 채권자의 압류로부터 최소한의 생계비를 지켜주는 ‘압류방지통장’이다.
기초생활보장급여와 기초연금, 각종 연금 등 법으로 보호받는 생계비를 채권자가 손댈 수 없도록 막아주는 이 금융상품은 최근 몇 년 새 인터넷전문은행이 잇따라 취급을 시작하면서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고, 그만큼 형편이 어려운 이들의 수요도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6월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을 합친 압류방지통장 가입자는 129만7천594명, 잔액은 9천522억 원으로 1조 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 중 기존 8개 시중은행 가입자만 118만 명을 넘고, 올해 관련 상품을 새로 내놓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에서도 11만 명가량이 몰렸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상품을 출시한 지 반년 만에 10만6천여 명을 끌어모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별 가입자 수는 NH농협은행이 32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이 뒤를 이었다. 다만 잔액 기준으로는 순위가 달라져, KB국민은행이 2천207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순으로 이어졌다.

증가 속도를 보면 올해 들어 유독 가팔라진 흐름이 뚜렷하다. 상반기 신규 가입은 36만1천373건으로, 기존 8개 은행 실적만 놓고 봐도 2025년 한 해 전체 신규 가입의 2.5배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해지는 2만800건 안팎에 머물러, 신규 가입이 해지보다 17배 넘게 많았다.
박상혁 의원은 “압류방지통장의 가입 문턱을 낮춘 포용금융 정책의 효과가 숫자로 확인됐다”며 “더 많은 국민이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