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은행권 ‘최연소 행장’ 타이틀로 주목받았던 인물이, 4년 만에 금융지주 회장 자리 코앞까지 왔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1일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연임이 유력하다고 봤던 양종희 현 회장은 고배를 마셨다.
이날 회추위는 2차 심층 인터뷰를 통해 후보별 경영 비전과 사업 전략을 검증한 끝에 이 부문장을 낙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1차 인터뷰에서는 이 부문장과 양 회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세 명으로 후보군이 좁혀진 바 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KB가 과거 정상 탈환의 기반을 닦았던 이 부문장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문장의 이력은 1993년 주택은행 입행으로 시작한다. KB금융 재무기획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며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이끌었고, 지금의 KB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만든 핵심 인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으로 옮긴 뒤에는 CFO와 영업그룹대표를 거쳐 2022년 당시 은행권 최연소 행장에 올랐다. 3년 재임 동안 수익 구조를 다듬었고 은행은 이 기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5년부터는 KB금융 부문장으로 글로벌·자산관리(WM)·중소기업(SME) 부문을 총괄해왔다. 조 위원장은 “지주 부문장과 은행장을 맡으며 쌓은 은행·비은행 전반의 전문성에 더해 재무와 전략, 글로벌 부문에 대한 높은 식견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번 승계 절차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시작됐다. 외부 후보가 내부 후보보다 검증 과정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평가 기간을 늘린 결과다. 이 부문장은 다음 달 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을 거쳐 11월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차기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며, 임기는 11월 21일부터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