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지원업무에 로봇 투입 검토… 현대차, 육군·산업부와 손잡아

    병력이 줄어드는 만큼 위험하고 반복적인 군 지원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 흐름의 한 축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육군본부(충남 계룡시)에서 육군, 산업통상부와 함께 ‘로봇·피지컬 AI 및 첨단기술 활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군 부대 환경에서 로봇과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시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을 다듬어나가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현대차그룹, 육군, 산업통상부 3자가 로봇·피지컬 AI 협력에 나선다. 물류와 지원업무의 자동화, 위험 작업의 로봇 대체를 목표로 군 테스트베드에서 실증을 거친다.

    병력 자원 감소와 첨단전력 확충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겹치면서, 군은 지원 업무 전반의 자동화·지능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사람이 계속 붙어야 하거나 위험이 따르는 물자 운송, 경계·안전 점검 같은 영역이 우선 대상으로 꼽힌다.

    이번 협약도 이 지점을 정확히 겨냥했다. 세 기관은 물류 자동화, 지원 물자 운송, 경계·안전 점검을 중심으로 피지컬 AI가 실제로 쓰일 수 있는 분야부터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적용 가능성이 확인된 기술은 곧바로 육군 테스트베드로 넘어간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운용 환경에서의 신뢰성과 활용도까지 검증한 뒤, 장병들이 내놓는 피드백을 반영해 성능과 사용 편의성을 계속 손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민간과 군의 공동 연구 자산이 된다. 올해부터 정식 가동에 들어간 육군 판교 ‘AX 거점’이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술 개선 과제를 찾아내는 역할을 맡는다. AX 거점은 민간의 최신 AI 기술을 국방 분야에 빠르게 들여오기 위해 육·해·공군이 조성 중인 민·관·군·학 협력 공간으로, 판교를 포함해 전국 5곳에 세워지고 있다.

    협력 대상은 로봇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소 모빌리티와 수소 인프라를 군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도 세 기관이 함께 들여다본다. 기아가 지난해 5월 군과 손잡고 수소동력 경전술차량(ATV) 시험평가를 마친 전례가 있다.

    새만금 AI 밸리와 연계하는 방안도 향후 검토 대상에 오른다. 새만금에 들어설 로봇 제조 클러스터, AI 데이터센터 등을 국방 분야의 실증·연구와 이어붙여 피지컬 AI 생태계 자체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역할 분담도 명확히 정해졌다. 현대차그룹은 기술과 인력을 대고, 현장에서 얻은 피드백을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육군은 테스트베드와 통신망 등 시험 환경을 마련하고, 산업부는 산업 정책 수립과 국내 로봇 산업 생태계 연계를 지원한다.

    일반 산업 현장보다 장비 운용 조건과 안전 기준이 엄격한 군 환경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보면 기술력을 제대로 검증받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여기서 검증된 기술이 이후 물류·제조·재난 대응 등 민간 영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협약이 국방 분야 피지컬 AI 및 첨단기술 적용을 위한 민·관·군 협력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기술 실증과 공동연구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군 지원 체계를 만들고, 국내 피지컬 AI 경쟁력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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